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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묶기 사기 (착오송금, 지급정지, 이의신청)

by parents-guide 2026. 4. 22.

잘못 들어온 돈을 돌려줬다가 사기 방조 혐의를 받는다면 믿어지시겠습니까? 저도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지인이 실제로 그 상황을 겪었고, 몇 달간 계좌가 통째로 묶인 채 경찰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선의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게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통장묶기사기 모르는돈 입금됐을 때 대처법 지급정지 이의신청 착오송금 인포그래픽
모르는 돈 입금 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3가지 + 계좌 묶였을 때 단계별 대처법 — 통장 묶기 사기 완전 정리

1. 착오송금인 줄 알았는데, 사기의 부품이 된 사연

모르는 사람에게 소액이 입금되면 대부분 "어, 잘못 보낸 건가?" 하고 넘깁니다. 저도 그랬을 것 같고, 제 지인도 그랬습니다. 중고 거래를 자주 하던 분이라 계좌 번호가 여기저기 노출돼 있었는데, 어느 날 모르는 이름으로 소액이 들어왔고 입금자 이름란에 텔레그램 아이디처럼 생긴 문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찜찜하긴 했지만 "연락처를 남긴 건가" 싶어서 연락했고, 상대방이 요청한 계좌로 돈을 돌려줬습니다.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수법은 '통장 묶기 사기'라고 불립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를 속여 제3자 계좌로 돈을 보내게 한 뒤, 그 제3자에게 직접 연락해서 "잘못 보냈으니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구조입니다. 선량한 사람이 돌려주면 그 돈은 조직의 계좌로 흘러 들어가고, 나중에 원래 피해자가 신고하면 돈을 돌려준 제3자의 계좌가 지급 정지됩니다.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를 신고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착오송금이란, 송금인이 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입력해서 의도하지 않은 수취인에게 돈이 전달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금융결제원의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반환 절차를 밟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 절차를 모르면, 상대방이 알려주는 계좌로 그냥 보내게 되고 그게 바로 범죄에 이용되는 겁니다.

더 무서운 유형도 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계좌를 묶어버릴 목적으로 소액을 입금하고 허위 신고를 넣는 '통장 협박' 수법입니다. 입금자 이름란에 텔레그램 아이디를 적어놓고, 피해자가 연락을 취하면 "돈을 주면 신고를 철회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자영업자나 중고 거래 판매자처럼 계좌 번호가 공개돼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2. 지급정지가 됐다면, 2개월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제 지인의 경우 계좌가 묶이고 나서 가장 먼저 닥친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돈은 통장에 있는데 쓸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었으니까 거래처 입금도 막히고, 직원 급여 이체도 안 되고, ATM도 안 되고, 카드 결제도 안 됐습니다. 모바일 뱅킹도 인터넷 뱅킹도 전부 불가였고, 신분증을 들고 창구를 직접 가야만 현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때문입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신고만으로도 법원 영장 없이 즉시 계좌를 동결할 수 있도록 만든 법입니다. 원래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만든 법인데, 허위 신고 여부를 먼저 확인하지 않고 일단 동결하는 구조라 이렇게 악용이 가능합니다.

계좌가 묶였을 때 대응은 단계별로 해야 합니다.

1. 지급정지 해제 신청: 계좌가 동결된 사실을 알자마자 해당 은행 금융사고 접수팀에 전화해서 해제 신청서와 함께 범죄와 무관하다는 서면 증거를 제출합니다.
2. 이의신청: 금융감독원의 채권소멸 절차가 개시됐다면 반드시 2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이란 채권소멸 절차, 즉 내 계좌에 있는 돈이 자동으로 피해자에게 빠져나가는 것을 법적으로 막는 절차입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돈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3.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이의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 진행 중이라는 증명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채권소멸 절차가 중단됩니다.

2024년 8월에 개정된 법률 덕분에 이전처럼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달씩 기다리지 않아도, 객관적인 소명 자료만 갖추면 신속하게 지급 정지를 해제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https://www.fss.or.kr)). 그래도 기한 안에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3. 모르는 돈이 들어왔을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

제 지인이 나중에 한 말이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모르는 척 은행에 신고만 했어도 이 고생을 안 했을 거다"라고요. 당시에는 선의로 한 행동이었는데, 절차를 몰랐기 때문에 그게 오히려 사기 방조 혐의로 이어졌습니다.

모르는 돈이 입금됐을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입금된 돈을 쓰거나 출금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피해금을 임의 사용한 것으로 간주돼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입금 내역에 적힌 번호나 아이디로 직접 연락하지 않습니다. 그게 보이스피싱 조직의 연락처일 수 있고, 연락하는 순간 개인 정보가 노출됩니다.
- 상대방이 알려주는 계좌로 직접 돈을 보내지 않습니다. 돌려주는 것처럼 보여도 그 돈이 범죄 조직 계좌로 들어가면 사기 방조가 됩니다.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돈이 입금된 은행 고객센터에 바로 전화해서 금융사고 접수팀에 연결을 요청하고, 중개 반환을 신청하는 겁니다. 그리고 가까운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이란, 경찰서에서 발급하는 서류로 "나는 이 사건에 연루됐지만 범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나중에 지급 정지 해제를 신청할 때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 관련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로,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관련 민원과 신고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https://fine.fss.or.kr)).

이 사기가 무서운 이유는 법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그 법의 구조 자체가 악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허위 신고 여부를 먼저 가리지 않고 일단 동결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통장 협박과 통장 묶기 사기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법이 바뀔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이 구조를 알고 있는 것 자체가 본인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모르는 돈이 들어왔을 때, 쓰지 말고, 직접 돌려주지 말고, 은행을 통해 중개 반환을 요청하는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자영업을 하거나 중고 거래를 자주 하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공유해 드리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나 관계 기관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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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youtu.be/BnqsXxuvn38?si=OLD76vhe_hbJfk9Z